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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에 또 놀란 유럽…브뤼셀·런던서 각각 '흉기 테러'

차량이나 흉기 등 일상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도구를 이용한 이른 바 '로 테크' 테러에 시달리고 있는 유럽이 다시 한번 테러 공포에 떨었다.

지난 주 스페인에서 벌어진 연쇄 차량 테러, 핀란드에서 일어난 흉기 테러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인 25일 오후(현지시간) 유럽 심장부인 벨기에 브뤼셀과 영국 런던에서 또 흉기를 이용한 테러 시도 사건이 각각 발생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브뤼셀 테러범은 이날 오후 8시께 유럽연합(EU) 본부가 위치한 브뤼셀의 관광명소 그랑플라스에서 가까운 곳에서 테러 경계를 서고 있던 군인들을 급습했다. 테러범은 군인들에게 칼을 휘둘러 이 중 1명을 다치게 한 뒤 사살됐다.

이 사건 직후 바다 건너 런던에서는 테러범이 영국 여왕의 거주지인 버킹엄 궁 인근에서 길이가 무려 120㎝에 달하는 흉기로 경찰 3명을 다치게 한 뒤 붙잡혔다. 테러 당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왕실이 여름 휴가를 보내는 스코틀랜드 발모럴 성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BBC방송 등에 따르면 당시 비무장 상태였던 경찰관들은 이 용의자가 자신의 차를 몰고 출입제한구역에 주차된 경찰차에 의도적으로 접근하자, 이를 수상히 여겨 차에서 내려 용의자를 검문하려 했다.

그 순간 그가 차안에 놓여 있던 장검을 집어들자 재빨리 최루가스 스프레이를 뿌려 그를 제압했다.

경찰 3명이 용의자와 몸싸움 과정에서 손과 팔을 칼에 베어 다쳤다. 용의자 역시 가벼운 부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뒤 런던 시내 경찰서로 이송돼 심문을 받고 있다.

사살된 브뤼셀 테러범과 붙잡힌 런던 테러 용의자 모두 범행 직후 '알라흐 아크바르'(아랍어로 '신은 위대하다')를 외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런던 테러 용의자는 몸 싸움 도중 '알라흐 아크바르'를 반복했다고 런던 경찰은 전했다.

벨기에 경찰과 영국 경찰은 각각의 사건들을 테러로 규정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양국 경찰은 일단 이 사건들을 이슬람 극단주의에 물든 '외로운 늑대'(자생적 테러리스트)의 단독 범행으로 보고, 용의자들의 신원 조사에 나서는 한편 혹시 존재할지 모를 배후를 캐기 위해 용의자들의 근거지로도 수사 범위를 넓히고 있다.

26일 벨기에 경찰에 따르면, 브뤼셀 테러의 용의자는 30세의 소말리아계 브뤼셀인이다. 그는 2004년에 벨기에에 입국했으며, 2015년 벨기에 국적을 취득했다.

그는 지난 2월 공갈상해로 기소된 전력이 있으나, 테러 연계 활동은 보고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벨기에 경찰은 테러 직후 범행 단서를 찾기 위해 벨기에 북서부 브뤼허의 용의자의 집을 급습했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120㎝가량의 장검을 소지하고 있던 런던 테러 용의자는 26세의 남성으로 런던에서 북쪽으로 50㎞ 떨어진 루턴 출신이라고 영국 경찰은 발표했다.

경찰은 "대테러 사령부의 수사관들이 용의자를 심문하고 있으며, 그의 고향인 루턴에서도 수색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26일 밝혔다.

경찰은 "이 용의자는 혼자 행동한 것으로 여겨지며, 현재 시점에서 다른 용의자들을 추적하지는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 사디크 칸 런던 시장은 맨몸으로 테러 용의자를 제압한 경찰관들을 치하했다.

메이 총리는 26일 트위터에 올린 메시지에서 "어젯밤 대중을 보호하기 위해 신속하고, 용감하게 행동한 경찰관들에게 고마움을 표한다"며 "그들은 우리 경찰의 헌신과 직업의식을 잘 보여줬다"고 칭찬했다.

칸 시장 역시 성명을 통해 경찰들의 영국적이고, 전문적인 대처를 높이 평가하며 "우리 모두 두려워하는 게 아니라, 경계 태세를 갖추고 있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에게 해를 끼치고, 우리의 삶의 방식을 망가뜨리려 하는 테러리스트들은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며 "런던은 이전보다 더 단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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