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중국 칭화 소재의 딥러닝 스타트업 디파이테크(DeePhi Tech)에 최근 ‘상당한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지난 8월경 디파이테크에 투자를 제안, 파트너십을 맺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 업계관계자는 “삼성이 중국 ‘디파이’에 한국 개발자들이 듣고 놀랄 정도의 규모로 투자를 제안했다”고 코리아헤럴드에 전했다.
그는 “중국이 정부 차원에서 자국 AI 스타트업을 육성하려고 하기 때문에 그 회사의 기술력을 본다기 보다 정치적인 이유에서도 큰 규모의 투자였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디파이테크 홈페이지에는 삼성을 비롯해 중국 팹리스 반도체업체인 미디어텍(Mediatek), 캘리포니아 산 호세에 본사를 둔 팹리스 기업 자일링스(Xilinx), 아마존 계열의 클라우드 서비스업체 아마존웹서비스(Amazon Web Services) 등이 파트너사로 명시돼 있다.
디파이테크는 2016년 중국 칭화대와 미국 스탠퍼드대 출신 네 명이 공동창업한 딥러닝 스타트업이다.
최근 삼성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온디바이스(on-device) 딥러닝 칩셋 및 솔루션 개발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이다.
온디바이스 딥러닝 반도체의 한 형태는 스마트폰과 같은 기기 내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와 별도로 탑재되는 신경망처리장치(NPU)이다. 인간의 뇌 구조와 유사한 아키텍쳐(Architecture)를 가진 반도체로 알려져 있다.
삼성은 지난 해 10월 영국 AI 반도체 스타트업 그래프코어(Graphcore)에도 3000만 달러 규모의 투자를 단행한 바 있다.
반도체업계에서는 NPU 탑재가 기존에 클라우드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구동되는 인공지능에 비해 보안성과 효율성을 개선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중국 화웨이는 지난 16일 공개한 전략 스마트폰 ‘메이트10 시리즈’에 자체적으로 개발한 ‘기린(Kirin) 970’ NPU를 탑재해 업계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18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대전(SEDEX 2017) 반도체 시장 전망 세미나에서 김일산 삼성전자 시스템LSI 제품기획 담당 수석은 ”딥러닝을 기존 CPU로 진행하면 효율성이 떨어진다. 딥러닝을 처리하는 칩을 넣는 것이 대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디파이테크에 관심을 보인 한국 기업은 삼성만이 아니다.
업계관계자에 따르면 인공지능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는 SK텔레콤도 디파이테크에 투자를 제안했지만 거절 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정확한 투자 규모와 주체를 확인 중이다”며 최근 인공지능 관련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확대 움직임에 대해 전했다.
송수현 코리아헤럴드 기자 (
s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