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으로 태어나 성전환한 여성이 자궁 이식을 통해 아이를 출산할 날이 곧 다가올 것이라고 미국의 저명한 불임 전문가가 내다봤다.
미국 생식의학회(American Society for Reproductive Medicine) 리처드 폴슨 회장은 오늘날 성전환 의학이 "주류"가 되고 있다면서 자궁 이식 기술이 점점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영국 보수 일간 텔레그래프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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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
폴슨 회장은 자궁이 트랜스젠더 여성에게 성공적으로 이식될 수 없는 해부학적 요인은 없다면서 "내일이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추가적인 도전들이 있겠지만, 트랜스젠더 여성이 자궁 이식을 받을 수 없는 분명한 (의학적) 문제는 보이지 않는다"면서 "자궁을 원하는 트랜스젠더 여성들이 있을 것이고 결국 이식을 할 것으로 개인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자궁은 수많은 주요 혈관들 옆에 있는 데다 면역억제제를 오랜 기간 투여해야 해서 자궁 이식은 매우 정교하고 힘든 시술이다.
이에 따라 트랜스젠더 여성이 아닌 일반 여성에게서도 자궁 이식을 시도한 사례는 드물다고 신문은 전했다.
지난 2014년 이래 스웨덴에서는 적어도 5명의 아이가 자궁을 이식받은 여성에게서 태어났다. 하지만 이들 여성은 모두 일반 여성들이다.
또 지난 8월 미국 오리건 주에서 트랜스젠더 남성이 아이를 출산했지만 이 남성 또한 여성으로 태어났고 남성으로 성전환했지만 생물학적으로는 변화를 주지 않아 자궁을 유지한 상태였다.
자궁 이식보다는 현재는 대리모를 통한 출산이 선호되고 있다.
영국의 국민보건서비스(NHS·한국의 건강보험 성격)에서는 아직 자궁 이식을 제공하지 않고 있다.
1년에 영국에서 약 7천명의 여성이 자궁이 없는 상태로 태어나고 암 등의 이유로 자궁을 떼어내는 여성들도 많은 가운데 NHS가 이들 여성에 자궁 이식을 제공한다면 트랜스젠더 여성에도 똑같이 제공할 수밖에 없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트랜스젠더 여성이 임신을 시도하는 것은 대리모를 통한 출산이 더 안전하다는 점에서 비윤리적일 수 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