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관련 내부고발로 화제가 되고 있는 캐나다인 크리스토퍼 와일리(28)가 페이스북 자회사인 인스타그램으로부터 역시 계정을 정지당했다는 내용을 본인 트위터 계정에 20일 게재했다.
그는 사진공유 앱인 인스타그램에 로그인을 시도한 화면을 캡쳐해 올리며 “페이스북이 인스타그램에서 마저 나를 정지시킨 것의 단점은, 그들이 내가 매일같이 엄선해서 올리는 음식과 음료 사진을 볼 수 없다는 것이다”고 눈물 흘리는 이모티콘과 함께 썼다. 이어 ‘밀레니얼’과 ‘내부고발자’라는 의미의 해시태그를 덧붙였다.
와일리가 올린 사진은 그가 로그인을 시도하자 화면에 ‘오류’라고 적힌 창과 함께 ‘당신의 계정은 우리의 약관을 위반해서 정지됐다’는 문구를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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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크리스토퍼 와일리(트위터) |
와일리는 지난 18일 정지당한 페이스북 계정 화면 캡처를 트위터에 게재했던 바 있다.
와일리는 지난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도널드 트럼프 캠프를 위해 일했던 데이터 분석회사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 출신이다. 그는 이 회사가 페이스북 이용자 5000만명의 개인정보를 도용해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한 사실을 폭로하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와일리는 이 같은 내용을 지난 17일 영국 가디언지와의 인터뷰에서 폭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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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크리스토퍼 와일리가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이 정지당했다며 20일 올린 캡쳐 이미지(트위터) |
외신에 따르면 CA는 2016년 대선 직전 페이스북과 그 이용자들에게 대가를 지불하며 성격 검사 앱을 다운받도록 유도했다. 해당 앱은 겉보기엔 단순 심리검사 프로그램이었으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설계된 개인 성향 분석 알고리즘이었다고 한다.
당시 관련 과학자들은 이 심리검사 프로그램을 통해 사람의 성향을 “당신의 아버지나 애인이 아는 것보다 더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앱은 페이스북 이용자의 ‘친구’ 목록, ‘좋아요’를 누른 게시물 등 여러 활동을 분석해 이용자들의 정치 성향을 파악했다.
이 앱을 통해 5000만 여 명의 정보가 CA측에 넘어갔다고 와일리는 밝혔다. CA는 이 같은 정보를 활용해 당시 민주당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의 약점을 공격하는 정보를 퍼뜨리거나 트럼프의 유세 전략에 적극 활용하는 등 이른바 온라인상의 ‘정치적 심리전’을 펼쳤다고 한다.
와일리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2014년 미국의 극우매체 브레이트바트에서 근무하면서 역시 페이스북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정치적으로 활용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같은 내용의 폭로 이유에 대해 CA의 모기업인 SCL이 미국의 국무부, 국방부 등과 계약하는 것을 보고 “미친 짓(insane)”이라고 느꼈기 때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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