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테러범 중 한 명으로 프랑스와 벨기에 당국의 추적을 받는 살라 압데슬람(26)이 수사망을 뚫고 이미 시리아로 빠져나간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 CNN방송이 정보당국자 등의 말을 인용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은 "이 사건 수사에 정통한 한 소식통과 한 대(對)테러 소식통에 따르면, 프랑스 정보기관들은 압데슬람이 이미 시리아로 달아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테러 발생 이후 프랑스·벨기에 등 유럽 각국 경찰은 대대적인 압데슬람 검거 작전을 벌여왔으나, 이 같은 추정이 사실일 경우 테러 예방은 커녕 검거에도 실패했다는 '망신'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벨기에 정보당국자들은 압데슬람의 행선지가 시리아일 것으로는 생각하지만, 이미 시리아로 달아났다는 확실한 단서는 없다고 밝혔다고 CNN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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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nhap) |
이와 관련해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유럽판은 CNN 보도의 사실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면서 익명을 요구한 벨기에 정보당국 관계자가 "우리는 그가 아직 (시리아가 아닌) 외국에 있음을 아주 확신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또 벨기에 연방검찰의 에릭 판데르 십트 검사는 폴리티코에 "만약 CNN이 그런 정보를 가지고 있다면, 우리에게 그걸 입증해야 한다. 우리는 그를 열심히 추적 중"이라며 보도 내용의 신빙성에 의문을 표했다.
압데슬람은 테러범 중 유일한 생존자로 프랑스와 벨기에를 비롯해 유럽에 긴급 수배령이 내려져 있다. 압데슬람 외에 다른 테러범 7명은 현장에서 자폭하거나 사살됐고, 테러 총책인 압델하미드 아바우드도 지난달 18일 특수부대의 검거 작전 과정에서 사망했다.
벨기에 출신으로 프랑스 국적을 가진 압데슬람은 파리 테러 직후 벨기에로 들어온 것으로 파악됐으나, 여러 차례의 검거 작전에도 도주를 계속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압데슬람의 친구로서 경찰에 체포된 알리 울카디는 파리 테러 다음날인 지난달 14일 압데슬람과 다른 친구 1명을 벨기에 브뤼셀 인근 지하철 역에서 태워줬다고 그의 변호인이 밝혔다.
"차 안에서 압데슬람은 자신의 형 이브라힘 압데슬람이 파리에서 사람들을 죽이고 자폭했다고 말했다. 이에 올카디는 충격을 받았고 그의 말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었다"고 변호인 올리비에 마르틴스는 전했다.
압데슬람과 동조자들이 또 다른 테러를 모의 중이라는 첩보에 벨기에 당국은 지난달 21∼26일 최고 등급의 테러 경보와 함께 대중교통 운행을 중단하고 학교 문을 닫은 채 대대적 검거 작전을 폈으나, 아직 잡히지 않아 테러 공포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