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차기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미국 정계가 서서히 달궈지는 상황에서 유권자의 관심을 끄는 건 민주·공화 양당 후보의 지능지수(IQ)다.
신경외과 전문의 출신의 보수 논객인 벤 카슨이 지난 6일(현지시간) 공화당 경선 후보의 첫 TV 토론에서 "좋은 대통령이 되려면 좋은 머리를 지니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히면서 대통령 후보의 IQ와 성공 가능성이 다시금 주목을 받는다.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 테드 크루즈·랜드 폴 상원의원 등 공화당의 경선 주자들을 소개하는 언론 기사에 영리하다는 뜻의 스마트(smart)가 등장하는 이유는 이들의 지적 능력을 돋보이려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시각이 많다.
최근 미국 언론은 미국 대통령의 지능지수와 성공의 연관성을 따진 자료 2개를 자주 인용한다.
하나는 미국 데이비스 캘리포니아 대학(UC 데이비스)의 정치심리학자 딘 키스 사이먼턴 교수가 2006년 발표한 역대 미국 대통령의 IQ 환산 자료다.
두 번째는 네이트 실버가 역대 학자들의 대통령 평가를 평균으로 산출해 2013년 정리한 '성공한 대통령' 순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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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nhap) |
실버는 2008년과 2012년 대선에서 자신이 운영하는 '파이브서티에이트'(538·미국 대통령 선거인단 수)를 통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득표율을 거의 비슷하게 예측해 선거판의 '족집게', '확률의 귀재'라는 찬사를 들었다.
실제 대통령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온라인 매체 인사이드고브(insidegov.com)와 US 뉴스 앤드 월드리포트가 두 자료를 인용해 대통령 후보 IQ와 성공한 대통령을 다뤘다.
미국 국민의 평균 IQ는 100, 대학 졸업자의 평균 IQ는 118이다. 사이먼턴 교수가 4가지 기준으로 집계한 각각의 IQ를 평균으로 낸 결과를 보면, 초대 조지 워싱턴부터 43대 조지 W 부시(아들 부시)까지 미국의 대통령은 모두 미국의 대학 졸업자 평균 IQ를 웃돌았다.
이중 천재 수준인 IQ 130 이상으로 예측된 전직 대통령은 28명에 달한다. 미국 국민 중 단 3%만 IQ 130인 점에 비춰보면 IQ가 높을수록 대통령에 오를 가능성이 큰 편이다.
선거분석 전략가 실버는 한 발짝 더 나아가 IQ가 높은 대통령이 성공할 개연성이 높다고 본다.
실버가 2008년부터 2011년까지 역사학자들의 평가를 근거로 매긴 역대 성공한 미국 대통령 순위를 보면, 1위 에이브러햄 링컨(IQ 140), 2위 프랭클린 루스벨트(139.625), 3위 워싱턴(132.5)의 IQ는 모두 높은 편에 속했다.
시어도어 루스벨트(4위·IQ 142.275), 토머스 제퍼슨(5위·153.75), 우드로 윌슨(7위·145.1), 드와이트 아이젠하워(8위·131.9), 존 F. 케네디(9위·150.65) 등 지능지수 높은 이도 성공한 대통령으로 평가받았다.
이에 반해 역대 대통령 중 IQ가 낮은 편인 워런 하딩(124.3)은 업적 수행에서도 하위권인 41위에 머물렀다. 하딩보다 약간 나은 아들 부시 전 대통령(IQ 124.875)도 성공한 대통령 순위에서 38위로 박한 평가를 받았다.
미국 제2대 대통령인 존 애덤스의 아들로 6대 대통령에 올라 미국 첫 부자 대통령 시대를 개척한 존 퀸시 애덤스는 IQ 168.75로 역대 대통령 중 가장 영민한 이로 꼽힌다. 그러나 성공한 대통령 순위에서는 20위에 그쳐 '예외 없는 법칙'은 없다는 사실을 새삼 입증했다.
암 투병 중인 지미 카터 전 대통령도 높은 IQ(145.1)를 지녔지만, 재임 시절 평가에서는 26위에 자리해 그저 그런 대통령으로 남았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