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남수단에서 어린이 129명이 잔혹한 방법으로 살해됐다고 유엔아동기금(UNICEF)이 1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에 남수단 정부는 발표내용이 사실인지 의심스럽다며 전면조사에 나서겠다고 18일 밝혔다.
앤서니 레이크 유니세프 남수단지역 책임자는 성명을 통해 "생존자들에 따르면 지난달 남수단에서 불과 3주 만에 129명이 살해됐다"면서 "남자아이들은 거세해 피를 흘리며 죽게 내버려뒀고, 불과 8살짜리 여자아이들은 집단강간하고서 죽였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들은 목이 잘리기 전에 함께 묶여 있었고, 불타는 빌딩에 던져지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약 1만3천 명의 아이들은 또 정부군과 반군 양측에서 전투에 동원되고 있다"면서 "이 과정에서 아이들에게 가해지는 폭력과 아이들이 가하는 폭력이 육체적, 심리적으로 미칠 영향을 고려하면 심각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인류 차원에서 아이들을 상대로 한 이런 폭력은 중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남수단 정부는 유니세프의 발표에 대해 반발하고 나섰다.
AP통신에 따르면 필립 아구에르 수단 정부군 대변인(대령)은 18일 남수단 주바에서 "유니세프의 보고내용이 사실인지 의심스럽다"면서 "그런 잔혹행위를 하는 것은 남수단 문화가 아닌 만큼, 전면 조사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2011년 수단으로부터 독립한 남수단에서는 2013년 12월 살바 키르 대통령이 이끄는 정부군과 리크 마차르 전 부통령을 지지하는 반군 세력의 유혈 충돌이 시작됐다. 이후 지금까지 남수단 주민 수만 명이 사망하고 약 190만 명의 난민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남수단 정부와 반군은 지난해 초부터 여러 차례에 걸쳐 휴전협정에 서명했지만 짧게는 수 시간에서 길게는 며칠 만에 번번이 협정이 파기됐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