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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병 검사보다 인권’…원어민 교사 차별, 7년만에 달라지나

원어민 교사만을 대상으로 한 에이즈 바이러스(HIV) 감염 검사를 중단하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의 판단이 나왔다. 지난 2009년 한 초등학교의 외국인 교사 A 씨가 해당 조치를 중단해 달라는 취지의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한 지 7년 만의 일이다.

지난달 8일 인권위는 정부에 E-2 비자 대상 원어민 교사에 대해 의무적으로 약물검사 및 에이즈 감염 여부 등을 확인하는 관행을 중단한 것을 권고했다. 


인권위의 한 관계자는 “에이즈 감염 여부 검사에서 배제되는 국내 교사들과는 달리 E-2 비자에 해당하는 외국인 교사는 의무적으로 검사에 임해야 하는 관례가 타당하지 않다“라며 "의료검사 결과 역시 향후 차별 대우로 이어질 수 있는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2009년 A 씨는 학교의 편파적인 의료지침에 반발하여 검사를 거부하다 같은 해 해임됐다. 당시 인권위는 유사 탄원서가 50여 건 이상 접수됐음에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 같은 사례가 지난해 유엔 인종차별 철폐 위원회(CERD)에 보고되자 상황은 급변했다.

유엔 위원회는 국내 원어민 강사만을 대상으로 한 의료검사 행위가 부당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시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특히 의료 검사 거부로 해임된 원어민 교사들에 대한 보상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위원회는 권고했다.

인권위의 결정이 언제 현실화 될 지는 여전히 논란의 여지가 있다. 

실제로 현재 인권위 홈페이지에는 외국인 강사에 대한 의무적 의료검사 행위를 중단하라는 그 어떠한 공고문도 게재돼 있지 않은 상태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인권위는 지난해 유엔 CERD의 권고 사항에 따라 지침을 내렸을 뿐 이 외에 모든 권한은 법무부에 있다는 입장이다.

이민정책을 담당하고 있는 법무부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코리아헤럴드=폴 케리 수석카피에디터 (paulkerr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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