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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서 5세 아이, '묻지마' 마약사범 사살에 또 희생

필리핀에서 5살밖에 되지 않은 아이가 또다시 '묻지마식' 마약사범 사살의 희생자가 됐다.

인권 유린 비판에도 '마약과의 유혈전쟁'에 박차를 가하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의 인기는 여전하다.

16일 일간 인콰이어러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11일 필리핀 수도 마닐라 외곽 파사이 시의 한 판잣집에서 도밍고 마뇨스카(44)와 그의 아들 프랜시스가 괴한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

마뇨스카는 당시 새벽에 일어나 DVD 플레이어를 손보고 있었고 프랜시스는 잠들어 있었다. 누군가 창문을 통해 2발의 총을 쏜 뒤 달아났다.

마뇨스카는 지난 6월 말 두테르테 대통령이 취임과 함께 마약과의 전쟁을 시작하자 마약 투약을 중단하고 경찰에 자수했다고 가족들은 전했다.

마뇨스카의 부인 엘리자베스 나바로(29)는 "남편이 자수하지 말았어야 했다"며 "자수한 사람들을 목표로 삼은 것 같다"고 말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자경단이 마약 전력이 있는 사람까지 마구잡이로 죽이고 있다는 것이다.

나바로는 "남편은 마약의 희생자"라며 "아들은 행복한 아이였고 내년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었다"고 슬퍼했다.

지난 8월에는 필리핀 북부 다구판 시의 한 마을에서 5세 여아가 마약용의자로 지목된 할아버지에게 괴한이 가한 총격의 유탄에 맞아 숨졌다.

필리핀에서는 지난 7월부터 5개월여간 6천 명 가까운 마약용의자가 경찰이나 자경단 등에 의해 사살됐다.

두테르테 대통령이 막말을 일삼으며 마약 유혈소탕전을 벌이는 데 대해 국내외 인권단체와 미국 등 서방국가의 비판이 일고 있지만, 대다수 필리핀인은 지지를 보내고 있다.

현지 여론조사업체인 SWS가 지난 3∼6일 18세 이상 성인 1천500명을 대상으로 면접조사를 한 결과 77%가 두테르테 대통령에게 '만족한다"고 답변했다. 이 비율은 지난 9월 조사 때보다 1%포인트 상승했다.

13%는 '불만스럽다'고 말했고 10%는 어느 한쪽도 선택하지 않았다.

다만 51%는 두테르테 대통령이 다른 나라나 국제기구 관료들에게 공개적으로 욕하는 것은 필리핀의 대외관계에 해로울 것이라는 데 동의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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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쌤